2010년 01월 19일
꿈을 먹는 자.
언제부터 나는 꿈을 꿨을까.
또 그 꿈이 당연한 것인양 노력을 하려 했고, 또 노력을 해왔을까.
때로는 이 노력이, 지금까지 해왔던 내 과정들이 너무 사치라는 생각이 든다.
꿈조차 못꾸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고 많아서 넘쳐나며-
꿈이 있지만 그를 이뤄낼 기본적인 여건이 안돼는 이들은 울며 있을 뿐이다.
나는 그들에게 일침을 가할 자격이 있다, 하며 뭐가 잘난양 떠들어대고 있지만.
... 사실은 똑같은 거다. 꿈이 있든, 없든.
정말 내가 원해서 나는 지금 그 무엇인가를 행하는가.
나는 때론 타의로, 때론 인간으로서의 기본욕구를 위해 행위할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나는 그들을 구별할 자격이, 또 기준이 있을까.
.. 아쉽게도 모든 생각의 종결은 대체로 무의미할 다름이고 염세적일 다름이다.
그런 사념 속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찾아가고 얻어가고 또 잃어갈지.
하나의 확고한 신념이 언제나 금이 가고 망가지고 녹슬고 고장나가는데, 어떻게 사람들은 그 신념의 기둥을 지키는지.
수많은 믿음을 간직해 그 길을 묵묵히 견뎌내가는 자들을 존경하고 숭배한다.
그들은 분명 그들의 모든 상실을 감당하며 무엇인가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 당연한 침묵의 평범함이란, 길거리의 단 한사람으로 스쳐지나갈 공기같은 당연함이라도- 그 얼마나 위대한가.
... 물론 그럴 수는 있다.
우리는 수많은 매체와 유행들을 거치고 살아옴에 사회에 단련된 고정관념들이 있다.
그 고정관념은 꿈을 만들고, 꿈에 존재하는 사람을 만들고, 그 존재의 인간상을 극적으로 미화하며 그 다음에 그 꿈을 쫒는 자들에게 환상관념을 심는다.
옳고 그름의 구분조차 어렵다.
꿈을 이룬 사람보단 꿈을 이뤄가는 자가 더 아름다워 보인다.
모든 성장만화, 영화, 드라마는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극적으로 배설한다.
꿈을 이룬 자들은 언제나 뒤틀려있고 어딘가 망가질때가 많다.
모든 어른들은 초심이니 뭐니를 그리 강조하지만, 이런 모순은 그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의 문제로 간주되어야 한다.
아무리 어떤 분야에 대가인 사람도, 성인도, 농부도, 회사원도, 주부도, 돈 많이 번다고 유명한 회사 고위급 사람들까지.
이들은 모두 다 똑같은 사람이며 결국 매한가지의 생각으로 기뻐하며 살아갈 것임이 분명하다.
각설하고,
내 꿈은 디자이너였다.
아직 난 디자이너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 그런데 가만보니 디자이너라는 작자들은 결국 사람이고 나와 다른 것은 정말 미묘한 부분에 구분됨을 알아간다.
그 미묘한 차이라는게 피토할만한 여러 세월의 노력이 필요함을 알지만.
이 시대의 어른이라 불리는 분들은 모두 다 그런 삶을 살아온 거다.
그 고통의 역사를 통해 우리는 지금 그들의 역사를 보며 꿈을 꾼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그들은 살기위해서 자신의 영혼을 일에 바쳤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보는 꿈을 만들었다.
우리는 그 꿈을 보고 그 꿈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환상과 현실의 괴리를 직면하고, 그 이상을 걷거나 더 이상 걷기를 멈춘다.
... 모든 사람이 그렇게 평가될 수는 없지만.
언제나 내겐 꿈이 있었다.
그것이 내 몸 속 깊숙히에서 격발하듯 터져나온 것인지, 어떤 관을 통해 들어온 차가운 주입된 꿈인지.
그것을 나는 구분하지 못하지만.
때론 시인이 되고 싶었고, 화가가, 소설가가, 선생님이, 만화가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남은 인생에 나는 디자이너라는 길을 택하고, 그 길의 초입에서 지금 나 스스로를 정비 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나는 디자이너로 만족할 것인가.
가령 내가 시인이 되더라도, 화가가, 소설가가, 선생님이, 만화가가 되더라도,
내 영혼 스스로의 갈증을 채울 수 있을까...
사람들은 결국 모두 똑같지만, 그 영혼 모두가 다른 것이 당연한 듯.
나 역시 꿈꾸는 자로 통합되지만, 꿈꾸는 자의 나로 종결된다.
결국 나를 채울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이다.
단지 모든게 잊혀지는 현실에, 누군가 내 자리를 채워주는 게 아니라 내가 잊혀짐을 당연시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게. 그렇게 슬프지만 슬프지 않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도.
난 차라리 꿈을 꿀 것이다.
지금까지는 수많은 꿈에 나를 더럽혀왔지만, 이젠 그게 아니다.
그렇다고 그 모든 꿈을 걷는 이들을 욕하는 것은 당연 아니다. 그들은 위대하고 숭고하다.
단지 나는, 내 꿈을 가지려한다.
그래.
김홍석이라는, 그 꿈을 조금더 자신 있게 가지기 위해, 나는 나 자신을 꿈으로 생각하고 품어 나가련다.
적지 않은 세월이 뼈에 새겨지고 심장에 금을 만들었지만, 단지 난 이 고뇌를 달게 씹어볼 뿐이다.
이제 내 꿈은 디자이너가 아니며, 시인이, 선생이, 만화가가 아니다.
내 꿈은 김홍석이며, 디자인을 잘하는 김홍석이란 인간일 뿐이다.
결국 내가 바라는 것은 디자인이나 그림, 글등으로 벌어먹고 사는 재미를 가진 김홍석이 아니라,
나다운 나, 김홍석다운 김홍석인 것이다.
결국 그 어떤 것도 가벼히 여겨져서는 안되지만,
난 그 모든 것을 이기기엔 아직 어리고, 덜 성장된, 그리고 때론 멍청한 인간일 뿐이다.
언제쯤 나는 내 스스로를 감당하고 다른 이들에게 당당히 사랑한다 이야기할 수 있을까.
... 언제쯤 난 스스로에게 당당해,
내 눈앞의 이 모든 것들에 영혼으로서 진솔해 질 수 있을까.
왜 이렇게 이 지구 위에 존재하는게 부끄러운가.
그리고 왜 난 이 부끄러움에 매번 시달리는가.
부끄럽다. 정말.
-때는 춥고, 군생활 중에, 이례적으로 필요없는 사념을 남기다.
# by | 2010/01/19 20:54 | hook take1 | 트랙백 | 덧글(0)



